어느 개발자의 블로그를 재미있게 보다가 재테크 블로그도 따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커리어를 길게 보고, 죽기 전 까지 일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굳이 노후 대비, 돈 걱정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직업에 대한 가치가 점점 시간이 갈수록 떨어져가는 것을 느끼면서 평생 직장도 없고 평생 직업도 없을 수 있겠구나 싶어지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나는 죽을 때까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대로 이어나갈 생각이었던 것인가?', '나의 선배들은 모두 옛날에 하던 일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었던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었다. 그들은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다가 앱 개발을 하고, 백엔드를 거쳐 검색 기술을 다루다 AI까지, 시대에 따라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그들도 계속해서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데, 나는 뭐라고 그냥 앉아서 내 직업이 죽을 때까지 유지되길 바라고 있었던 것인가? 내 직업도 언제든 가치를 잃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좀 더 깊숙한 본질을 봐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나는 이 직업이 특별한 이유를 기술 자체에 가둬놓고 찾고 있었는데, 좀 더 떨어져서 생각해보니 나는 어느 업계보다도 발전된 형태의 협업을 경험해 보았고, 전문 지식의 발전과 변화가 매우 빠른 것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게 되었다. 또한 어떤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 정보를 바라볼 때 어떤 면들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봐야 하는지 비판적인 사고를 발달시키게 되었으며, 학습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장인정신이란 무엇인지, 직업에 대한 자세 같은 삶의 본질에 가까운 것들과 세상의 흐름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이런 내용이 내 안에 깃들어 있으면 언제든 나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고, 이것이 새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자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직장은 진작에 없어졌고, 이제는 평생 직업도 없다. 언제든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잘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메타적인 훈련을 타깃으로 나의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위와 같은 생각이 갑작스럽게 들었고, 이것은 내 기존 생각의 틀을 조금 깨고 나온 듯한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서 기록해 본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는 그동안 자산에 관해 관심이 없었고 나의 업을 현명하게 사랑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나름의 오랜 분석에 기반한 철학이 있었는데, 이제는 나의 업이 아니라 나의 메타를 사랑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철학으로 조금 바꿔보려고 한다. 여전히 '돈'이라는 관념 자체를 쫓는 것은 지양하지만 나의 메타를 개발이 아닌 영역을 통해서도 발전시키고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한번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 일환으로 자산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좀 없애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개발이라는 나의 현재 업을 대할 때도 '선메타 후개발' 로 우선순위를 잡고 생각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개발자로서의 역량도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나의 현 직업에 종속된 역량이 아니라 본질적인 역량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그 본질은 현재의 나의 업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며, 더 넓은 영역을 마주하며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적고보니 당연한 이야기네